[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KT&G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1분기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백복인 대표 부임 이후 일관적으로 추진해 온 R&D(연구개발) 강화 전략이 위기에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78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0.4% 성장한 6613억원이다. 주요 판매처 중 하나인 면세점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데다 하늘길이 막히며 수출이 급감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KT&G가 냄새저감담배, 하이브리드 궐련형 전자담배 등 차별화된 신제품을 연이어 성공시킨 것이 실적 악화를 막은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생산R&D부문장을 지낸 백 대표가 부임한 이후 R&D 비용을 꾸준히 늘려가며 신제품 개발에 집중한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015년 126억원 수준이던 KT&G의 R&D 비용은 2017년 161억원, 2018년 179억원 등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엔 230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200억원을 넘었다. 이에 0.5% 수준이던 매출 대비 R&D 비용 비중도 지난해에는 1%를 넘어섰다. 연구개발비 확대 외에도 차세대 담배 제품 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전문인력을 2배 이상 확충하는 등 R&D 조직을 강화했다. 연구 인력을 대상으로 직무발명 보상 제도를 확대하는 등 정책적 지원도 강화했다.
KT&G의 R&D 강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은 특허 출원 건수다. 2016년 43건이었던 KT&G의 특허 출원 건수는 2017년 95건, 2018년 238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431건을 기록, 3년 새 10배 이상 늘어났다.
최근 담배업계의 트렌드인 '레스 스멜(less smell)' 기술에서도 빠르게 성과를 냈다. 냄새저감기술이 적용된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는 지난해 4월 출시해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갑, 6개월 만에 2000만갑을 달성했고 1년째인 지난 4월에는 5000만갑 판매를 돌파했다. 일반적인 신제품이 출시 1년을 넘어야 1000만갑 판매를 달성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5배 이상 빠르다는 설명이다.
기존에 판매 중이던 레종 휘바 역시 냄새저감기술을 적용한 후 판매량이 65% 증가했다.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후발 주자라는 약점 극복을 위해 신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2018년 국내 첫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인 릴 하이브리드를 출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올 초에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릴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길도 열렸다.
KT&G 관계자는 "제품 혁신에 역량을 집중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디지털타임즈 김아름 기자 2020.5.14